일반적으로 공공기관은 공익을 제고하기 위하여 정부가 위임한 권한과 책임 하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마사회, 한국산업은행 등을 대표적인 공공기관의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공공기관에 대한 일반법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은 기획재정부장관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법인, 단체 또는 기관으로 정부의 투자, 출자 등 재정지원을 통하여 설립·운영되는 기관 중 일정한 기준을 만족하는 기관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속성으로 ‘공공성’과 ‘기업성’을 들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은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기업과 달리 전기, 가스, 상수도 등 국민생활에 필수적인 재화를 저렴한 요금으로 공급하고, 정부의 공공정책을 집행하는 등의 설립 목적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공공기관은 ‘기업’으로서 어느 정도의 이윤추구가 허용되며, 국내외 시장에 대한 재화 공급과 관련하여 민간기업과 경쟁하기도 합니다.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간기업과 유사하게 조직, 인사, 예산 등에 있어 효율적인 관리가 요구됩니다.

따라서 공공기관은 목적으로서의 ‘공공성’ 뿐만 아니라 수단으로서의 ‘기업성’이라는 두 가지 원리에 의하여 운영되는 특성을 지니며, 그 유형은 사실상 정부조직과 유사한 기관에서부터 상대적으로 민간 기업에 가까운 기관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방송, 통신 등 국가의 주요 산업에서 민간기업의 활동 영역이 확대되고, 민간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한편, 민간과 경쟁하는 공공기관에 대한 민영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공공기관에 대하여 민간의 경영 기법이 도입되는 등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구분은 점차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에서 개별 기관이 공공기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을 구분하는 구체적인 기준으로 기업의 소유구조, 지배구조, 경영구조가 제시됩니다. 기업의 소유구조는 기업의 주식 분포 및 구성 체제를 의미하며, 기업의 지배구조는 기업의 경영진 임명 및 통제 체제를 의미합니다. 기업의 경영구조는 기업의 활동을 뒷받침하는 조직·예산·인사관리 등을 의미합니다. 정부가 기관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을 경우(정부가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 정부가 기관의 경영진을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을 경우, 정부가 조직, 예산, 인사 체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 해당 기관을 공공기관으로 보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민간 기업으로 봅니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 기준은 이론적인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정부가 기관의 소유구조, 지배구조, 경영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한 절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민간기업과 대비되는 공공기관의 범위는 분석 목적이나 활용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설립 목적은 기관의 유형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크게 몇 가지로 구분하여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정부는 국가의 기간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공공기관을 설립합니다. 경제 발전 초기 단계에서 국가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SOC)의 확충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대규모 장치산업의 경우 초기에 막대한 설비투자비용이 소요되므로 민간 기업에 의한 안정적 공급이 용이하지 않으며, 독점적 성격으로 인하여 민간 기업이 수행할 경우 과도한 이윤이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한국철도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공기관을 설립하여 철도, 도로, 항만, 상수도 등 사회간접자본을 형성하기 위한 역할을 담당하게 하였습니다.

둘째, 정부는 국민의 공공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공공기관을 설립합니다. 전기, 가스 등의 재화는 국민 경제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필수 재화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모든 국민에 대하여 합리적인 요금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공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공사 등을 설립하여 주택, 전력 등의 공공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셋째, 공공기관은 정부의 재정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설립되기도 합니다. 특정 산업 분야에서 독점이윤을 확보하고 이로 인한 수입을 국가재정으로 흡수하기 위하여 공공기관을 설립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초 전매 사업을 위하여 한국담배인삼공사를 설립·운영한 바 있으며(2002년 민영화 완료), 현재 한국마사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등도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넷째, 정부는 정부조직이 갖는 운영상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하여 공공기관을 설립합니다. 정부가 담당하는 정책집행업무의 경우 경직적인 정부조직보다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정책결정업무에 집중하는 대신 집행업무를 대행하기 위한 공공기관을 설립하려는 유인을 갖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은 정부의 재정지원을 통하여 운영되는 기관으로서 정부조직의 업무를 보완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017년 10월 현재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이 공공기관으로 지정한 기관은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총 330개 기관입니다.

또한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6년 말 현재 공공기관 전체의 자산총액은 798.7조원이며, 부채총액은 499.4조원에 달합니다. 공공기관 전체의 부채비율은 2012년 219.9%에서 2016년 166.8%로 감소하였으며, 국가채무 대비 부채비율도 2012년 112.0%에서 2016년 79.6%로 감소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공공기관은 국민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설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관리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우리나라는 공공기관에 대한 일반법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공시, 고객만족도조사, 임원인사제도, 경영평가제도 등의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